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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도 앞을 볼 수 있는 망막 이식 시술 성공
2015/07/22

눈을 감고도 앞을 볼 수 있는 망막 이식 시술 성공

경향신문 | 김서영 기자 | 입력 2015.07.22. 16:12 | 수정 2015.07.22. 16:13

눈을 감고도 앞을 볼 수 있는 망막 이식(레티나 임플란트) 시술이 성공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력을 일부 잃었던 영국 남성 레이 플린(80)이 망막 이식술을 받아 망막 중심부의 시력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플린은 8년전 황반변성을 앓아 망막의 중심시(central vision)가 손상돼 주변시(peripheral vision) 일부만 남았다. 망막의 시세포 대부분이 몰려있는 중심시는 시세포가 적게 있는 주변시에 비해 물체를 인식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플린은 약한 주변시만으로 세상을 봐야 했기 때문에 물체의 윤곽이나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는 이제 새로운 ‘카메라 눈’을 갖게 됐다. 플린은 지난달 16일 영국 맨체스터 로열 아이 병원에서 망막 이식을 마치며 가운데에 소형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받았다. 카메라가 담은 영상은 전기 자극으로 변환돼, 무선으로 그의 망막 표면에 전해져 흐르게 된다. 이 전기 자극은 망막에 남아있는 세포를 자극해 뇌의 시력 담당 부분에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곧 뇌가 이미지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사람의 시력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만 켜져 있으면 눈을 감아도 앞을 볼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달 이식 절차를 마친 플린은 지난 1일부터 이식 장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서서히 적응하고 있지만 벌써 효과를 보고 있다. 전에는 세상이 벌집처럼 보였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이제 정원을 산책하며 물체를 볼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의 동생 피트(77)는 “우리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경기 중계를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식 전 플린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히 볼 수 없었고 그나마도 눈을 옆으로 떠야지만 화면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시즌 첫 경기 관람은 그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의 안과전문의 파울로 스탕가 교수는 “완전한 성공”이라며 “플린의 경과는 정말 두드러진다. 그의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환자의 삶을 바꾸는 혁명이다. 중요한 시각 가능을 복구해 환자들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아르거스(Argus) 2’로 불리는 이 망막 이식 기법은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겐 시행된 적이 있지만 플린처럼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각장애 환자에게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나 황반변성은 주로 노화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구에서 황반변성은 시력상실의 주 원인 중 하나로 꼽혀, 가디언은 이번 성공이 전세계 2000만~2500만명의 황반변성 환자와 증가하는 노인 인구에 희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