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헬스케어 현실화, 미래형 건강 관리 기대
"정부 주도 사업 추진…의료계 연구개발 노력도 이어져"
[기사입력 2016-07-27 06:45]
△모바일헬스케어를 이용한 차세대 건강관리 서비스가 확산되고있다.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이 현실화되며 차세대 건강 관리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이 추진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 건강 관리 연구개발 실적 또한 잇따라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전국의 10개 보건소에서 모바일을 활용한 만성질환자 건강관리서비스가 시작된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환자가 아니더라도 건강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ICT와 검진결과를 활용해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미래창조과학부와 협력해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예방적 건강관리에 대한 보건소 기능 강화 필요성과 건강관리 목적의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 추세 등을 반영해 스마트기기와 모바일 앱을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전국 10개 보건소의 건강검진 대상자 중 만성질환 위험요인을 1개 이상 가지고 있는 1000명이다.
상대적으로 건강위험 요인수가 많거나, 건강 취약계층 중 우선적으로 이용 희망의사를 확인한 후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서비스 제공을 하는 보건소는 의사, 간호사, 영양사, 신체활동 전문인력 등이 포함된 '모바일 헬스케어 전담팀'을 운영하게 된다.
서비스 이용자는 보건소를 방문해 자신의 건강상태·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전문 상담을 받은 후 필요한 스마트기기를 무료로 지급받고 모바일 앱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건소에서 추진되는 모바일 헬스케어는 건강수치, 건강생활 실천 여부 등에 관한 사항이 자동으로 측정·전송되고,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미션과 건강상태·운동·영양 등 영역별 전문상담을 모바일 앱을 통해 받게 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지역 주민의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을 책임지는 보건소가 만성질환의 증가에 따른 건강관리 수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충족할 것인지에 대한 적극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사업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시범사업을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의 효과적 모형을 마련한 후 전국 보건소에서 건강증진사업으로 본격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의료진에 의한 모바일 헬스케어 건강 관리 효과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는 최근 호주 아델레이드에서 열린 2016 세계 암 보존치료학회(MASCC)에서 젊은 의학자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항암치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접근 방법을 모색하던 가운데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정순,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와 함께 게임 개발업체인 씨엘 게임즈(CLGamez)와 공동으로 모바일 게임 '알라부(I Love Breast)'를 개발했다.
'알라부' 게임은 암 환자가 본인과 비슷한 상태의 게임 속 인물을 설정하고 게임 속 목표(퀘스트)를 달성하면서 이를 통해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해 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꾸몄다.
김 교수는 항암치료 중인 76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게임 그룹(36명)'과 '교육 그룹(40명)'으로 나눈 후 게임 그룹에게는 알라부 게임을, 교육 그룹에는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일반적인 항암교육을 적용했다.
그 결과 모바일 게임을 경험한 환자들에게서 일반 항암 교육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피로감, 탈모, 구내염 등 부작용의 빈도가 감소하는 등 환자들이 항암치료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부작용에 더 잘 대처했으며 항암치료 과정에서 삶의 질도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암환자들에게 치료 중 나타나는 부작용은 아직도 심각한 수준으로 학회장에서도 이에 대한 활발한 질문과 논의가 있을 정도로 전 세계 의사들의 많은 관심과 고민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치료법들이 대중화될 수 있도록 활로를 모색함과 동시에 다양한 방면에서 모바일 게임을 활용해 힘든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관련 연구 영역을 넓혀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주영 교수팀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혈압관리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시행, 임상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무작위 배정 대조군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의 효과'를 밝혀내기 위해 진행한 비교 임상 시험의 2차 분석 연구였다.
기존 연구가 단순히 만성질환환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해 비교한 임상시험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자기관리정도(PAM, Patient Activation Measure: 개인이 건강관리를 위한 지식, 기술, 자신감 등을 얼마나 갖추었는지 평가하는 측정 도구)를 측정해 건강관리 효과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본래의 연구는 고혈압, 당뇨 혹은 부정맥이 있는 만성질환자를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6개월간 스마트폰을 이용해 건강관리를 시행하고 이것이 만성질환자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지 또는 만성질환에 대한 자기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임상적 결과가 호전되는지를 연구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6개월간의 연구 결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건강관리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주영 교수와 스크립스 연구진은 2차 분석 연구를 위해 고혈압 환자 총 95명을 대상으로 자기 관리 정도와 건강습관,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 및 혈압 조절률을 평가했다.
연구기간동안 52명은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가 주도적으로 혈압을 관리했고 나머지 43명은 기존 방식대로 진료를 통한 혈압 관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환자의 자기관리정도(PAM)가 높을수록 혈압, 흡연량, 음주량이 더 효과적으로 조절됐으며 이러한 결과는 유일하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그룹에서만 관찰됐다.
더불어 연구팀이 다중 회귀 분석을 통해 자기관리정도와 혈압, 흡연량, 음주량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요소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중 회귀 분석은 자기관리정도라는 독립변수가 음주량, 흡연량, 혈압 조절률이라는 결과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기여도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두 요소간 관련 정도를 –1에서 1사이의 값으로 산출해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그 크기가 클수록 기여도의 크기가 높다고 여겨지는데 연구 결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그룹의 다중 회귀 분석에서 자기관리정도(PAM)가 1점 상승할 경우 흡연량(하루 담배 개피수 기준)의 회귀계수는 –0.63, 음주량(알코올 12g, 잔으로 표시)은 –0.22, 수축기 혈압(mmHg) –0.27, 이완기 혈압 –0.34로 나타나며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건강관리의 효과는 직접적이기보다는 자기 관리정도가 높아질 때 그 효과를 증대시켜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혈압 환자들에서 그동안 밝혀내지 못했던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는 환자가 주도적으로 자기 관리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며 "모바일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에는 환자의 의지를 고취시켜 자기관리정도(PAM)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해외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강찬우 기자 ehealth@e-heal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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