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근전도 신호 이용··· 비대면 정신질환 치료, 과학수사 응용 기대
임창환 한양대 교수(생체공학과) 연구팀이 뇌파와 근전도 신호를 이용해 사람의 미세표정 속에 담긴 숨겨진 감정을 높은 정확도로 읽어내는 기계학습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양대가 지난 26일 전했다.
미세표정은 사람이 감추고자 하는 진짜 감정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얼굴에 스쳐 지나가듯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미세한 표정 변화이기에,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조차 알아채기 힘들다.
임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비대면 정신질환 치료 분야에도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표정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알아내면 비대면으로 우울증·조울증 등의 기분장애를 치료할 때 환자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표정 분석 기술은 과학수사에도 응용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기존방식은 주로 카메라를 이용해 얼굴 표정에서 미세한 표정 변화를 읽어냈기에 마스크·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얼굴 정면이 찍히지 않은 경우 인식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특히 VR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메타버스 환경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얼굴의 주요 부분이 가려져 미세표정 인식이 어려웠다.
임 교수팀은 카메라를 사용하는 대신 머리둘레에서 측정한 뇌파 신호와 눈의 가장자리 부위에서 측정한 근전도(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 신호에 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해 미세표정에 감춰진 감정을 평균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임 교수팀의 방식은 카메라를 이용한 미세표정 인식 방식에 비해 높은 정확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조명 밝기나 머리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실용성이 높다.
임 교수는 “개발한 기술을 응용하면 다양한 기분장애를 진단하거나 비대면으로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활용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보다 간편하게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인 『Expert Systems With Applications』에 지난 19일 게재됐다. 해당 논문에는 단장(Dan Zhang) 중국 칭화대 교수(심리학과)와 김래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대학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